게임 안 만드는 게임 회사, 그러나 세계 1위 플랫폼 로블록스 (RBLX)

오늘 알아볼 기업은 ‘로블록스(RBLX)’입니다. 로블록스 하면 보통 ‘아이들이 하는 메타버스 게임’ 정도의 이미지가 떠오르죠.

그런데 그거 아세요? 이 회사, 게임을 직접 단 한 개도 안 만들어요. 로블록스의 인기 게임들은 모두 사용자들이 직접 만들어 올린 거거든요.

이 회사가 하루에 1억 3,200만 명이 들어와 노는 세계 최대 게임 플랫폼이 됐어요. 사용자가 만든 게임을, 사용자가 플레이하고, 사용자가 돈을 버는 특이한 비즈니스 모델이 만든 결과죠.


Chapter 1. 사용자가 만든 전 세계1위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의 CEO 데이비드 바수키. 그는 1989년에 형 그렉 바수키와 함께 Knowledge Revolution이라는 회사를 차린 적이 있어요.

만든 제품은 학생들이 화면 안에서 도르래·진자·자동차 같은 물리 현상을 직접 시뮬레이션해 볼 수 있게 해 주는 교육용 소프트웨어였죠.

바수키는 그때 흥미로운 광경을 봤어요. 학생들이 자기에게 주어진 시뮬레이션 도구로 단순 학습만 하는 게 아니라, 자기만의 세계를 만들어 놀고 있더라는 거예요. 도구만 쥐어 주면 사용자가 알아서 콘텐츠를 만든다. 이 발견이 출발점이었어요.

그래서 그는 한참 뒤인 2004년 1월, MSC에서 함께 일하던 엔지니어 에릭 카셀과 함께 새 회사를 차립니다. ‘robots(로봇)’와 ‘blocks(블록)’를 합친 ‘로블록스’였죠.

바수키와 카셀이 시장에 내놓은 비즈니스 모델은 그때 기준으론 정말 이상한 거였어요. 회사가 게임을 만들지 않습니다. 대신 게임을 만들 수 있는 도구인 Roblox Studio를 사용자에게 무료로 풀어요.

누구든 게임을 만들어 올릴 수 있고, 다른 사용자들이 그 게임을 즐기다가 유료 아이템 결제를 하죠. 그러면 그 결제대금 일부가 게임을 만든 사용자에게 현금으로 환전돼 돌아가는 시스템이 핵심이에요.

즉 한쪽에는 사용자(플레이어), 다른 쪽에는 개발자(크리에이터)가 있고, 그 사이에 로블록스가 가상화폐로 거래를 중개하는 전형적인 양면 시장 구조예요.

그래서 결과는요? 20년이 지난 지금, 사용자가 만들고 사용자가 노는 로블록스는 게임 산업의 거인이 됐어요. 2026년 1분기 일간 활성 사용자(DAU)가 약 1억 3,200만 명, 1년 전보다 35% 늘었죠.

그런데 이 비즈니스 구조가 실제 게임 안에서는 어떻게 굴러가는 걸까요?


Chapter 2. Robux, 어떻게 양면 시장의 핵심이 됐나

먼저 사용자 입장에서 Robux가 플랫폼 내에서 어떻게 흘러가는지부터 볼게요. 정말 단순해요.

사용자는 실제 돈으로 Robux를 충전해요. 이걸로 게임 안에서 다른 사용자가 만든 아이템을 사고, 아이템을 판매한 크리에이터는 받은 Robux를 현금화해서 수익을 가져가는 구조입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건 분배 구조예요. 사용자가 10달러짜리 아이템을 샀다면, 실제로 크리에이터가 정산 받는 금액은 3.80달러에 불과해요.

나머지 약 6.20달러는 Apple·Google 인앱결제 수수료와 로블록스의 운영·인프라·신뢰안전 비용으로 흘러가요. 비율로 따지면 크리에이터 몫이 약 38%, 플랫폼 몫이 약 62%인 셈이죠.

이 분배율을 다른 플랫폼과 비교하면 차이가 확 보여요. Steam의 70%, Epic Games Store의 88%를 생각하면 로블록스의 38%는 크리에이터가 받아 가는 몫이 업계 평균보다 훨씬 적은거죠.

그런데 이렇게 가져가는 몫이 적은데도, 크리에이터들이 떠나기는 커녕 줄을 서서 들어온다는 것이 로블록스 플랫폼의 강점을 잘 설명해줍니다.

2025 회계년도 기준 DevEx에 등록된 크리에이터가 3만 5,500명을 넘었어요. 왜 로블록스를 떠나지 않을까요? 답은 단순해요.

다른 어디서도 1억 3,200만 명에게 한 번에 자기 게임을 보여 줄 수 없거든요. 정산비율이 낮아도, 도달 가능한 사용자 풀이 압도적으로 크면 절대 액수는 다른 플랫폼보다 더 클 수 있다는 거죠.

이게 양면 시장의 위력이에요.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크리에이터의 잠재 수익이 커지고, 그러면 더 많은 크리에이터가 들어와 더 다양한 게임을 만들죠.

게임이 다양해지면 사용자가 더 많이 모이고 이 네트워크 효과가 양방향으로 굴러가며 선순환을 일으킵니다. Roblox Studio가 무료라는 점이 그 진입장벽을 더 낮춰 줬고요.

여기에 로블록스는 양면 시장의 공급 쪽을 한 단계 더 풀어 주고 있어요. 2026년 4월 Roblox Studio에 AI 에이전트 기능을 도입했거든요.

텍스트나 이미지로 입력하면 AI가 3D 모델과 메시를 즉시 만들어 주고, 게임 로직까지 짜 주는 식이에요. 코딩을 배우지 않은 사람도 게임을 만들 수 있게 되면 공급량은 더 커지겠죠.

자, 여기까지 보면 로블록스의 비즈니스 모델은 정말 순조로운 것처럼 보입니다. 하루 1억 3,200만 명이 들어와서 결제하고, 크리에이터들이 줄지어 게임을 만들고, AI까지 도구로 이용하니까요.

그런데 신기한 건요, 이렇게 큰 돈이 도는 회사가 GAAP 회계 기준으로는 매년 1조 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내고 있다는 거예요.


Chapter 3. 그럼에도 여전히 적자인 이유

FY2025 로블록스는 매출이 36% 늘었는데도 약 1조 6,000억 원 영업손실을 냈어요. 유저들이 무려 9조 원 넘게 결제한 회사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요?

1. 회계상 수익인식 시점 문제

로블록스의 게임 내 재화 판매 수익의 측정 기준은 Bookings와 Revenue 두가지 방식이 있어요.

쉽게 설명하자면 이래요. 사용자가 게임 안에서 2만 7,000원짜리 영구 아바타 모자를 샀다고 칩시다. 그 2만 7,000원은 결제 즉시 Bookings에 잡혀요.

그런데 Revenue는 아닙니다. 그 모자를 게임에서 사용자가 평균적으로 쓰는 기간, 로블록스가 추정한 감가상각 기간인 27개월에 걸쳐서 매달 조금씩 나뉘어서 수익으로 잡히죠.

결과적으로 회사가 빠르게 성장할수록 들어온 현금이 회계상 매출로 잡히는 데 27개월이 걸리니까, 두 숫자의 갭이 매년 더 벌어집니다. 이게 ‘돈을 벌고도 적자’처럼 보이는 첫 번째 이유예요.

2. 비용구조 문제

로블록스가 이용자들로부터 100원을 벌면 비용이 약 125원 나가는 구조거든요. 그중 가장 큰 두 비목이 크리에이터 지급과 R&D예요.

크리에이터에게 매출의 약 31%를 나눠 준다는 건 필연적이에요. 사용자가 만든 게임으로 돌아가는 플랫폼이니까, 게임을 만든 사람에게 매출의 30% 이상을 돌려보내야 생태계가 굴러가는 거죠.

R&D 32%도 마찬가지예요. Roblox Studio를 계속 무료로 돌려야 하고, 1억 3,200만 명이 안전하게 놀 수 있도록 AI 기반 모니터링 시스템을 24시간 가동해야 하고, Agentic AI 같은 차세대 도구도 만들어야 하니까요.

그렇다고 이 회사가 망해 가는 건 아니에요. 오히려 현금흐름은 양호해요. 자유현금흐름이 1분기에 40% 늘었고, 2026년 연간 가이던스도 10억 달러대로 제시됐거든요.

하지만 회사도 이 구조적인 적자 상황을 지속하고자 하는건 아니에요. 그래서 흑자 전환을 위한 새로운 카드를 두 장 들고 있어요. 게임 내 광고 사업과 성인 사용자 공략이죠.


Chapter 4. 어린이 게임 플랫폼에서 광고 플랫폼으로

흑자 전환의 첫 번째 카드는 광고예요. 로블록스는 2023년부터 게임 안에 다양한 광고 플랜을 넣어서 광고주들에게 판매하고 있어요.

실제로 영화 쪽에서는 Universal Pictures, 완구는 Mattel, 스포츠는 NFL·NBA·FIFA, 금융 서비스는 H&R Block까지 들어왔거든요.

다만 광고 사업의 매출 규모는 아직 작아요. 일부 애널리스트는 분기당 약 1억 달러 수준으로 추정하기도 하지만, 회사가 공식 세그먼트로 분리해 발표하지는 않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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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블록스 이용자 연령대

흑자 전환의 두 번째 카드는 ‘성인화’예요.2026년 2월에 발표된 자료를 보면,18세 이상이 27%였어요. 이 27%의 성인 사용자가 회사 입장에서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거든요.

바수키 CEO에 따르면, 18세 이상 사용자들은 18세 미만 사용자들보다 50% 더 많이 결제한다고 해요. 미국의 로블록스 18~34세 이용자는 전년 대비 50% 넘게 성장 중이라고도 덧붙였고요.

그래서 회사가 어떻게 했냐면, 미국의 18세 이상 사용자 결제분에 대해서 크리에이터 분배율을 42% 인상한다고 발표했어요. 성인을 대상으로 한 게임의 공급을 늘리기 위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거죠.

성인 이용자층을 더 끌어들이기 위해 로블록스는 Roblox Hybrid Architecture라는 고품질 그래픽 기술도 발표했어요. 성인 게이머들이 좋아할 만한 그래픽까지 준비하고 있는거에요.


Chapter5. 앞으로 로블록스의 운명은?

앞으로의 진짜 관전 포인트는, 로블록스의 양면 시장 비즈니스 모델이 성인 사용자들의 결제력을 바탕으로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는지에요.

로블록스가 저연령층 위주의 이용자층에서 벗어나, 성인들이 즐길 수 있는 게임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는지, 그 답이 로블록스의 다음 운명을 결정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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