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AAPL) FY26 Q2 어닝콜 분석 정리

애플(NASDAQ:AAPL)이 2026년 4월 30일(현지 시간) FY26 Q2 어닝콜을 열었습니다. 매출 $111.2B로 전년 대비 17% 늘었고, EPS는 $2.01로 3월 분기 기록을 새로 썼어요.

그런데 이번 콜은 평소와 달랐습니다. 28년간 애플에 몸담은 팀 쿡의 89번째이자 마지막 어닝콜이었거든요. 기록적 실적, 메모리 비용 증가로 인한 마진 감소라는 숙제, 그리고 리더십 교체가 한 콜에 함께 담긴 분기였습니다.

Apple Inc.
AAPL $307.34 -1.25%

팀 쿡에서 존 터너스로 : 애플의 CEO 교체

이번 콜이 특별했던 첫 번째 이유는 실적이 아니라 사람이었습니다. 어닝콜 열흘 전인 4월 20일, 애플은 CEO 교체를 발표했어요. 팀 쿡은 9월 1일자로 이사회 의장으로 물러나고, 하드웨어 엔지니어링을 이끌어온 존 터너스가 새 CEO를 맡습니다.

쿡에게 이번은 28년 근속·15년 CEO 임기 동안 진행한 89번째 어닝콜이자, 그 자리에서 직접 마이크를 잡는 마지막 무대였어요. 터너스는 2001년 입사해 올해로 25년차인 엔지니어 출신이고요. 이날 콜에서 짧게 인사하며 처음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죠.

쿡이 밝힌 전환 이유는 세 가지였어요. 사업이 상반기 두 자릿수 성장으로 잘 굴러가고 있고, 앞으로의 제품 로드맵이 탄탄하며, 무엇보다 그 자리를 이어받을 적임자가 준비돼 있다는 겁니다. 회사 상태가 가장 좋을 때 바통을 넘기는 게 옳은 시기라는 판단이었죠.

엔지니어가 CEO 자리를 잇는다는 건 제품과 실리콘을 중심에 둔 애플의 무게중심이 그대로 이어진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쿡이 운영·공급망의 달인이었다면, 터너스는 아이폰·맥 하드웨어를 직접 만들어온 사람이니까요.

팀 쿡 CEO

“제가 그에게 한 조언은, 그가 내릴 가장 중요한 결정 중 하나가 시간을 어디에 쓰느냐는 것이라는 점입니다. 회사와 사용자에게 가장 큰 도움이 되는 곳에 시간을 쓰고, 회사의 북극성을 절대 잊지 말라고 했어요. 우리는 사람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세계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 회사이고, 거기에 계속 집중하면 좋은 사업은 따라옵니다.”

애플 역사상 최고 매출을 기록한 분기

승계 얘기를 걷어내고 실적만 보면, 겉으로는 거의 완벽한 분기였습니다. 총매출 $111.2B는 애플 역사상 가장 높은 3월 분기 매출이었고, 희석 EPS $2.01도 1년 전보다 22% 뛰며 같은 분기 기록을 새로 썼어요. 시장이 예상한 약 $109.7B 매출과 약 $1.94 EPS를 모두 웃돌았습니다.

성장이 한쪽에 쏠린 것도 아니었습니다. 미주·유럽·중화권·일본·기타 아시아태평양까지 다섯 지역 전부가 두 자릿수로 늘었고, 모두 3월 분기 기록이었어요. 활성 기기 설치 기반도 25억 대를 넘어 사상 최고를 찍었죠.

애플 분기별 총매출 추이 (FY24 Q3~FY26 Q2)

특히 눈에 띈 건 중화권이었습니다. 매출 $20.5B로 28% 성장하며 가장 가파른 곡선을 그렸고, 상반기 합산으로는 33% 늘었어요. 현지에서 아이폰은 도시 판매 1위, Mac mini는 데스크톱 1위, MacBook Air는 노트북 1위에 올랐습니다.

흥미롭게도 Apple Intelligence는 중국에 아직 정식 출시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AI 기능 없이도 이만큼 성장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죠.

지역 얘기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인도예요. 쿡은 인도를 세계 2위 스마트폰 시장으로 꼽으면서도 애플 점유율은 아직 낮다고 했는데, 뒤집으면 그만큼 성장 여지가 크다는 뜻이죠. 중산층이 늘고 거의 모든 제품군에서 신규 고객이 다수라는 점도 낙관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애플 FY26 Q2 지역별 매출

물론 변수는 있었습니다. 환율이 성장률에 약 2.5%포인트 순풍으로 작용했고, 반대로 iPhone과 Mac은 공급 제약에 일부 발이 묶였어요. 회사는 환율 효과를 빼고 공급 제약을 더하면 성장률이 더 높았을 거라고 설명했습니다. 어느 쪽이든 기록 자체는 탄탄했다는 얘기죠.

iPhone 17 강세와 Mac 품절 대란

제품 라인업은 전체가 고르게 강했습니다. 특이점은 Mac이 ‘안 팔려서’가 아니라 ‘못 만들어서’ 묶였다는 데 있었어요.

먼저 주력인 iPhone은 $57.0B로 22% 성장하며 역대 3월 분기 최고를 찍었습니다. 이번 분기 라인업 막내로 합류한 iPhone 17E를 비롯해, A19·A19 Pro 칩과 8배 광학 줌, 센터 스테이지 전면 카메라가 더해진 세대죠. 쿡은 이를 “역사상 가장 인기 있는 라인업”이라고 했고, 미국 기준 고객 만족도는 99%로 측정됐습니다.

애플 FY26 Q2 제품·서비스별 매출

흥미로운 건 Mac이었어요. 매출은 $8.4B로 6% 성장에 그친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수요가 공급을 넘어선 상태였습니다. 파격적인 가격에 데뷔한 MacBook Neo, 그리고 Mac mini·Mac Studio가 모두 주문을 다 소화하지 못했어요. IDC 집계 기준 점유율은 오히려 올랐고, Mac 신규 고객 수도 3월 분기 최고를 찍었어요.

iPad는 $6.9B로 8%, Wearables·Home·Accessories는 $7.9B로 5% 성장했어요. M4 칩을 얹은 iPad Air, Apple Watch Ultra 3, AirPods Pro 3 같은 신제품이 받쳐준 결과였죠.

라인업 전반에 흐르는 키워드는 Apple Intelligence였습니다. 애플은 이를 별도 기능이 아니라 칩과 운영체제에 녹여 넣은 형태로 설명했어요. 기기 안에서 처리해 빠르고 사생활을 지키는 AI라는 포지셔닝이죠. 라이브 번역, 시각 지능 같은 기능이 이미 들어가 있고, 연내 더 개인화된 기능을 내놓겠다고 예고했습니다.

AI 모델 자체를 두고는 투트랙 전략을 재확인했어요. 밖으로는 Google과 협업하고, 안으로는 자체 모델을 함께 개발하는 구조죠. 쿡은 두 갈래 모두 순조롭다며, AI 관련 R&D 투자가 회사 전체 증가 속도보다 빠르게 늘고 있다고 했습니다.

품절은 수요 부진의 정반대 신호입니다. 좋은 종류의 문제이긴 하지만, 동시에 다음 분기 매출에 직접 영향을 주는 변수이기도 하죠. 쿡도 이 점을 Q&A에서 솔직하게 인정했습니다.

팀 쿡 CEO


“MacBook Neo에 대한 고객 반응은 그야말로 폭발적이었습니다. 출시 전에도 강하게 기대했지만, 그 열기를 우리가 과소평가했어요. Mac mini와 Mac Studio 역시 AI 도구를 돌리는 플랫폼으로서의 가치를 고객들이 예상보다 빠르게 알아봤고요. 두 제품이 수급 균형을 찾기까지는 몇 달이 더 걸릴 것으로 봅니다.”

사상 최고 Services 매출, 이제 광고까지

Services는 이번 분기 단순히 컸을 뿐 아니라, 새 성장축을 본격적으로 꺼냈습니다. 매출은 $31.0B로 16% 늘며 분기 전체를 통틀어 사상 최고를 기록했어요. 대부분의 서브카테고리가 함께 역대 최고를 찍었고, 거래 계정과 유료 계정 수도 모두 신기록이었습니다.

애플 분기별 Services 매출 추이

새 동력은 광고였습니다. 애플은 올해 들어 App Store 검색 결과에 광고 인벤토리를 추가했고, 이번 여름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Apple Maps에도 광고를 넣을 예정이에요. CFO 케반 파레크는 광고 사업이 전년 대비 성장했다고 밝혔습니다.

엔터프라이즈 쪽도 넓어졌어요. 하드웨어·소프트웨어·기업 서비스를 한데 묶은 Apple Business 플랫폼을 새로 선보였고, Tap to Pay는 50개 넘는 시장으로 확대됐습니다.

도입 사례도 늘었습니다. 보험 컨설팅 기업 Marsh가 사내 기기를 iPhone 17로 대거 교체했고, AI 스타트업 Perplexity는 Mac을 개발 플랫폼으로 택했죠. 캔자스시티 공립학교는 윈도우 노트북과 크롬북을 MacBook Neo로 바꿨고요.

콘텐츠에서는 Apple TV가 출시 6년 만에 800개가 넘는 수상 기록을 쌓았고, F1과 MLS 중계로 스포츠 시청자를 끌어들였습니다.

Services가 중요한 건 단순한 성장 때문만이 아니에요. 이 사업은 마진이 워낙 높아서, 제품 마진이 흔들릴 때 전사 수익성을 떠받치는 안전판 역할을 합니다. 광고가 여기에 더해지면 그 완충 능력은 더 커지겠죠. 다만 사생활 보호라는 애플의 오랜 원칙과 광고가 어떻게 공존하느냐는 앞으로 지켜볼 대목입니다.

메모리 비용 증가로 인한 마진 감소

기록 이면의 숙제는 두 가지였습니다. 마진을 누른 메모리 비용, 그리고 그 비용 국면에서 함께 바뀐 자본 정책이죠.

먼저 마진을 보면 전사 총이익률 49.3%는 1년 전보다 220bps 개선된 좋은 숫자였습니다. 그런데 이건 한쪽이 다른 한쪽을 떠받친 평균값이에요.

Services 총이익률은 76.7%로 견고했던 반면, Products 총이익률은 38.7%로 직전 분기보다 200bps 빠졌습니다. 1년 전(35.9%)과 비교하면 오히려 개선됐지만, 분기 흐름으로는 꺾인 거죠.

애플 FY26 Q2 부문별 총이익률

Products 마진을 빼간 정체는 AI 붐이 끌어올린 메모리 가격이었습니다. 여기에 이번 분기의 가장 큰 역설이 있어요. 애플은 AI 붐의 수혜자가 아니라, 오히려 비용을 떠안는 쪽에 서 있다는 사실입니다.

메커니즘은 이렇습니다. AI 데이터센터가 서버용 메모리를 빨아들이면서 D램(DRAM)과 낸드(NAND) 공급이 빠듯해졌어요. 시장조사기관 TrendForce(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D램 계약가는 직전 분기 대비 90~95% 뛰었고, 2분기에도 추가 상승이 전망됐습니다. 공급사들이 수익성 높은 서버용 D램을 먼저 배정한 탓이었죠.

메모리 계약가 분기 상승률 (QoQ)

메모리 기업들의 성적표를 보면 이 비대칭이 선명합니다. 메모리를 공급하는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같은 분기 사상 최대급 실적을 냈어요. 같은 AI 사이클이 한쪽에는 기록적 호황을, 애플 같은 하드웨어 제조사에는 마진 압박을 안긴 셈입니다.

스마트폰 한 대 원가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업계 추정으로 고급 기종 기준 10~15% 수준입니다. 단가가 분기마다 수십 퍼센트씩 오르면 마진에 적지 않은 무게로 얹힌다는 얘기죠.

쿡은 이 충격의 시점을 시간 순으로 짚었습니다. 12월 분기엔 미미했고, 3월 분기에 조금 더 커졌으며, 6월 분기엔 유의미하게 더 높아질 거라고요. 문제는 그 너머였습니다.

팀 쿡 CEO


“6월 분기 이후에 대해서는 전망을 제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지만, 6월 분기를 넘어서도 메모리 비용이 우리 사업에 점점 더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 부분은 계속 평가할 것이고, 전에 말씀드렸듯 여러 선택지를 함께 살펴볼 겁니다.”

같은 콜에서 애플의 자본 정책 방식도 한 번 바뀌었습니다. 애플은 오랫동안 ‘순현금중립(net cash neutral)’ 방식으로 회사의 재무상태를 공개했습니다. 그런데 앞으로는 현금과 부채를 따로 평가하겠다는 겁니다.

다만 주주환원 기조 자체는 분명히 이어갔어요. 이사회는 $100B 규모 자사주 매입을 새로 승인했고, 배당도 4% 올려 주당 $0.27로 정했습니다. 순현금중립을 거둔 건 비용 압박 국면에서 재무 유연성을 넓히려는 신호로 읽히기도 하지만, 회사의 공식 설명은 아니라는 점은 짚어둘게요.

그래도 다음 분기는 두 자릿수 가이던스

마지막으로 회사가 그린 다음 분기 그림을 보겠습니다. 핵심은 메모리로 마진이 더 빠질 걸 알면서도, 매출은 시장 예상의 두 배 가까운 성장을 자신했다는 점이에요.

파레크가 제시한 6월 분기(Q3 FY26) 가이던스는 전사 매출 14~17% 성장이었습니다. 발표 전 시장이 예상한 성장률이 약 9.5% 수준이었으니, 회사 전망이 그 두 배에 가까웠던 셈이죠. 반면 총이익률 가이던스는 47.5~48.5%로, 이번 분기 49.3%보다 한 단계 더 낮았습니다. 영업비용은 $18.8B~$19.1B를 예상했어요.

애플 FY26 Q3 매출 성장 가이던스와 시장 예상

매출은 강하게, 마진은 더 낮게. 이 두 숫자가 같은 가이던스 안에 공존한다는 게 이번 분기를 가장 잘 압축합니다. 자신감의 근거로는 iPhone 17 수요의 연장, Services의 꾸준한 성장이 꼽혔고, Mac 공급 제약은 인정하되 가이던스에 이미 반영했다고 밝혔죠.

Q&A에서 애널리스트들이 집요하게 파고든 지점도 결국 이 균형이었습니다. 공급 제약은 언제 풀리는지, 메모리 부담은 어떻게 막을지, 중국·인도 모멘텀은 이어지는지, AI에는 얼마나 더 투자하는지가 반복해서 나왔어요.

회사의 답은 대체로 “투자는 늘린다”, “여러 선택지를 본다”는 선에서 머물렀습니다. 가격을 올릴지, 부품을 대체할지, 재고를 미리 확보할지는 공개하지 않았죠.

어닝콜 당일 주가는 기록적 실적에 한때 큰 폭으로 올랐다가, 마진 가이던스를 소화하며 상승폭이 줄었어요. 다음 날인 5월 1일 종가는 $280.14로 전일 대비 3.24% 오른 채 마감했습니다.

쿡의 마지막을 향한 이번 콜은 결국 기록과 숙제를 함께 남겼습니다. 다음 분기 관전 포인트는 세 가지로 좁혀집니다. 메모리 비용이 회사 가이던스대로 마진을 끌어내리는 선에 머무는지, iPhone과 Mac의 공급 제약과 중국 모멘텀이 이어지는지, 그리고 9월 터너스 체제로의 전환이 이 흐름을 어떻게 이어받는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