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NASDAQ:TSLA)가 2026년 4월 22일(현지 시간) 장 마감 후 FY26 Q1 어닝콜을 열었습니다. 총매출 223억 8,700만 달러(YoY +16%), 조정 주당순이익(Non-GAAP EPS) 0.41달러로 시장 컨센서스를 웃돌았어요. 숫자만 보면 무난한 분기였습니다.
그런데 주가는 거꾸로 움직였습니다. 어닝콜 직후 시간 외에서 +4%까지 올랐다가 이튿날 -3.56%로 반전했죠. 이번 분기를 한 줄로 압축하면 이렇습니다. 수익성은 분명히 회복됐는데, 회사가 동시에 “다음 시대”에 연간 250억 달러를 쏟겠다고 선언한 분기였다는 것.

매출 223억 달러, 마진은 회복했는데 인도량은 제자리
먼저 손익부터 보겠습니다. 총매출은 223억 8,7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16% 늘었고, 조정 EPS 0.41달러는 테슬라 IR 공식 컨센서스(0.33달러)와 월스트리트 추정치(약 0.37달러)를 모두 웃돌았습니다. 다만 매출은 어느 컨센서스를 기준으로 보느냐에 따라 소폭 상회·하회가 엇갈렸어요.

수익성 지표는 확실히 위를 향했습니다. 전사 GAAP 총마진이 21.1%로 1년 전(16.3%)보다 4.78%p 올랐고, 영업이익은 9억 4,100만 달러로 136% 급증했죠. 여기서 한 가지 짚을 게 있는데, 흔히 보도에서 섞어 쓰는 21.1%는 자동차만의 마진이 아니라 자동차·에너지·서비스를 합친 전사 통합 마진입니다.

흥미로운 건 차가 더 안 팔린 게 아니라 더 만들어 쌓였다는 점입니다. 1분기 생산은 40만 8,386대인데 인도는 35만 8,023대(YoY +6%)에 그쳐, 둘 사이 갭이 5만 363대였어요. 재고일수로 27일 분량이 쌓인 셈이죠. 매출·마진 그래프는 위를 가리켜도 판매 자체가 폭발한 분기는 아니었던 겁니다.
자동차 판매 마진 19.2%의 진실
마진 회복의 ‘결’을 좀 더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바이브하브 타네자 CFO는 모두 발언에서 규제 크레딧을 뺀 자동차 마진이 전 분기 17.9%에서 19.2%로 올랐다고 밝혔어요. 1년 전(12.5%)과 비교하면 회복 폭이 꽤 큽니다.
문제는 이 19.2% 안에 일회성이 섞여 있다는 점입니다. 워런티 비용을 되돌린 약 2억 3,000만 달러와 관세 일부가 포함됐고, 최근 미 대법원의 IEEPA 관세 판결 효과는 아직 반영조차 안 됐죠. 게다가 금리 보조금 비용은 선반영되는 구조라, 금리가 더 오르면 마진이 계속 줄어든다고 회사는 설명했습니다.
에너지 사업은 더 드라마틱 합니다. 에너지 총마진이 39.5%를 넘겼는데, 여기에는 일회성으로 이전 분기에 냈던 약 2억 5,000만 달러 상당의 관세 비용이 들어 있어요. 회사 스스로 “정상화하면 마진이 줄어들 것”이라고 인정했으니, 이 39.5%를 일반적 수준으로 보아서는 안됩니다. 서비스·기타 마진은 8.8%에서 9.2%로 소폭 개선됐고요.

성장의 발목을 잡는 건 의외로 배터리였습니다. 골드만삭스의 마크 딜레이니 애널리스트가 병목을 묻자, 회사는 셀이 아니라 “배터리 팩 용량”이 가장 큰 제약이라고 답했죠. 베를린의 4680 셀, 중국의 LFP 모듈, 리노 공장 설비 효율화로 풀어가는 중이라고 했습니다.
실제로 유럽 수요가 살아나 프랑스·독일 인도가 전 분기 대비 150% 넘게 뛰었어요.
FSD·Robotaxi 로드맵 : 연내 12개 주 목표
여기서부터는 어닝콜에서 질문이 가장 몰린 자율주행 이야기입니다. 회사는 소프트웨어 v14.3을 무감독 FSD의 “마지막 퍼즐 조각”으로 평가했어요. 연말~내년 초 나올 v15는 AI4 칩에서 돌아가며 아키텍처를 전면 개편해 안전 수준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는 게 목표입니다.
Robotaxi는 베이 에어리어와 같은 소스코드로 댈러스·휴스턴까지 확장했습니다. 일론 머스크 CEO는 연내 12개 주 안팎으로 늘리는 걸 목표로 한다고 밝혔고, 무감독 FSD를 일반 고객 차량에 푸는 시점은 “아마 4분기”로 추정했어요.
유럽 진출 맥락도 나왔습니다. 바이브하브 타네자 CFO는 4월 10일 네덜란드 FSD 승인(감독형)을 발판으로 2분기 중 EU 전체 승인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어요. 다만 승인 여부는 규제 당국 결정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중국 역시 부분 승인을 받은 상태이며, 더 넓은 적용 범위는 3분기 중 확보를 목표로 규제 당국과 협의 중이라고 했어요.
안전과 관련해 회사는 NHTSA(미 도로교통안전국) 신고 기준으로 인명 사고는 없었다고 했습니다. 다만 NHTSA에는 물적 피해 중심의 신고가 다수 접수돼 있어, “사고 전무”로 읽기보다는 인명 피해가 없었다는 회사 설명으로 받아들이는 게 정확합니다.
확장의 진짜 걸림돌은 안전이 아니라 편의성이라는 솔직한 답도 나왔어요. 차가 최대 안전으로 프로그래밍된 탓에 겁을 먹고 멈춰서거나 무한 루프에 빠진다는 거죠.
머스크는 오스틴에서 웨이모(Waymo) 차량이 버스와 충돌하는 바람에 테슬라 Robotaxi 열두 대 넘게 좌회전 차선에 갇힌 일화까지 들었습니다. 기술 난관을 가감 없이 공개한 대목이었어요.
가장 민감한 건 구형 하드웨어 HW3 문제였습니다. 머스크는 HW3로는 무감독 FSD가 불가능하다고 인정했어요. HW4 대비 메모리 대역폭이 8분의 1에 불과하기 때문이죠. FSD를 산 기존 고객에게는 할인 트레이드인이나 컴퓨터·카메라 교체 업그레이드를 제안하고, 효율을 위해 도심에 소형 “마이크로팩토리”를 세운다는 구상입니다.
일론 머스크 CEO
“안타깝게도 HW3는 무감독 FSD를 달성할 능력이 없습니다. 한때는 가능할 거라 생각했지만, HW4와 비교하면 메모리 대역폭이 8분의 1밖에 안 됩니다. FSD를 구매하신 고객분들께는 AI4 하드웨어 차량으로의 할인 트레이드인을 제공하고, 컴퓨터와 카메라를 교체해 업그레이드하는 방법도 제공할 예정입니다.”
당장의 보완책도 함께 나왔습니다. AI 소프트웨어 담당 아쇼크 엘루스와미 부사장은 HW4용 v14를 압축한 버전을 6월 말 HW3에도 배포할 예정이라고 밝혔어요. 한동안 논란이던 햇빛 눈부심 카메라 문제는 수개월 전 카메라 교체로 해결했고, NHTSA 조사는 구형 차량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고 차량 엔지니어링 담당 라스 모라비 부사장이 설명했습니다.
일론 머스크가 “역대 최대 제품”이라 부른 Optimus
이번 콜에서 머스크가 가장 힘줘 말한 테슬라의 미래는 휴머노이드 로봇 Optimus였습니다. 그는 Optimus를 테슬라 역사상, 아마 인류 역사상 최대 제품이 될 거라고 거듭 표현했어요. 곧 생산이 끝나는 프리몬트의 Model S·X 라인을 해체해 Optimus 라인으로 바꾸고, 생산 시작 목표는 7~8월로 잡았습니다.
다만 속도에 대해서는 의외로 솔직했습니다. 일부 보도에서 연 5만~10만 대 목표가 거론됐지만, 머스크는 어닝콜에서 생산율을 “예측이 불가능하다”고 못 박으며 공식 목표를 제시하지 않았어요. 완전히 새 제품에 새 라인, 1만 개가 넘는 부품이 모두 맞아떨어져야 하니 초기엔 매우 느린 S자 곡선을 그릴 거라는 설명입니다.
일론 머스크 CEO
“올해 Optimus 생산율이 얼마가 될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건 예측이 불가능합니다. 완전히 새로운 제품을 완전히 새로운 생산 라인에서 만들고, 1만 개가 넘는 고유 부품이 모두 양산으로 잘 넘어가야 하는데, 결국 그 1만 개 중에서 가장 운 없고, 가장 느리고, 가장 형편없는 부품의 속도만큼만 움직이게 됩니다.”
기술 구조도 일부 공개됐습니다. 뉴스트리트의 피에르 페라구 애널리스트 질문에, 머스크는 Optimus가 연결이 끊겨도 작동하도록 로봇 안에 충분한 로컬 지능을 넣고, 오케스트레이션과 음성 대화는 클라우드의 Grok이 맡는 구조라고 답했어요. 관리자가 팀원을 챙기듯 몇 시간은 단독으로 일할 수 있다는 비유였죠.
V3 디자인은 거의 완성됐지만 공개는 미룬다고 했습니다. 경쟁사가 공개 영상을 프레임 단위로 분석해 베끼기 때문에, 생산이 임박하기 전까지는 새 기술을 보여주지 않는 편이 낫다는 판단입니다.
연간 capex 250억 달러: ‘다음 시대’에 거는 베팅
이제 주가가 빠진 핵심 장면입니다. 회사는 2026년 연간 자본적 지출(Capex)을 250억 달러 이상으로 제시했어요. 2025년 실적이 약 85억 달러였으니 약 3배로 뛰는 셈이고, 어닝콜 전 가이던스(200억 달러대)보다도 50억 달러를 더 얹었습니다. 6개 공장을 동시에 짓고 Robotaxi·Optimus를 떠받칠 AI 인프라에 돈을 쏟는다는 거죠.
당장 현금 흐름에도 흔적이 남습니다. 1분기 자유현금흐름(Free Cash Flow)은 14억 달러 흑자였지만, 회사는 올해 남은 3개 분기 FCF가 마이너스가 될 거라고 밝혔어요. 타네자 CFO는 이를 단순 지출이 아니라 “다음 시대를 위한 포지셔닝”으로 프레이밍했습니다.
바이브하브 타네자 CFO
“지금 우리는 매우 큰 자본 투자 국면에 있고, 이것은 지금부터 시작해 몇 년간 이어질 것입니다. 올해 남은 기간 자유현금흐름이 마이너스가 되겠지만, 우리는 이것이 다음 시대를 위해 회사를 포지셔닝하는 올바른 전략이라고 믿습니다. 이런 투자를 매우 자본 효율적인 방식으로 집행하겠습니다.”

투자의 구체적인 대상은 ‘칩 자립’이었습니다. AI5 칩은 설계 확정을 마쳤는데, 용도는 Optimus와 데이터센터고 차량용으로는 AI4로 충분하다고 했어요. 더 큰 그림은 반도체 팹 프로젝트 Terafab입니다. 테슬라는 기가 텍사스 캠퍼스에 약 30억 달러 규모 연구용 팹을 짓고, 대규모 1단계는 스페이스X가 맡으며, 인텔의 14A 공정과 손잡는 구조라고 머스크가 설명했습니다.
특히 트루이스트의 윌 스타인의 질문에 대한 답에서, 머스크는 리소그래피 마스크 제작부터 로직·메모리·패키징까지 한 건물에 모으는 건 세계에서 유일한 시도일 거라고 했죠. 바클레이스의 댄 레비가 “칩 공급사 협상용 지렛대 아니냐”고 묻자, 머스크는 그게 아니라 AI 칩 공급의 ‘벽’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일론 머스크 CEO
“Terafab은 칩 공급사에 대한 협상력을 만들려는 수단이 아닙니다. 그저 생산을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때 충분한 양의 AI 칩을 확보할 경로가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장기적으로 AI 위성을 만들고 거기에 들어갈 칩까지 만든다고 보면, 기존 산업이 그 속도를 따라올 방법은 없습니다. 불가능합니다.”
시장 반응과 다음 분기 관전 포인트
다시 주가로 돌아오면, 답은 분명해집니다. 어닝콜 직후 +4%였던 주가는 이튿날 종가 373.60달러, 약 -3.6%로 돌아섰어요. 실적과 마진은 컨센서스를 웃돌았지만, 시장이 실제로 본 건 컨센서스(약 230억 달러)를 넘긴 250억 달러 capex와 “남은 3개 분기 FCF 마이너스”라는 확인이었던 셈입니다.
애널리스트들의 질문도 같은 불안을 향했습니다. Terafab의 구조와 자금, 자체 칩의 경제성, FSD 채택률, 배터리 병목, Robotaxi 안전 지표가 차례로 나왔어요. 회사는 칩 자립의 불가피성·마진의 일회성·편의성 병목으로 답했고, 타네자는 FSD 해지율이 떨어지고 평균 주행 거리가 늘었다는 점도 덧붙였습니다.
신차와 태양광은 짧게 스쳤습니다. 새 로드스터(Roadster)가 한 달 안에 공개될 가능성, 사실상 컴팩트 차량인 Cybercab이 장기 주력이 될 거라는 언급이 오갔고, 태양광은 미국 주택 시장 조정 속에 리스 제품으로 대응한다는 답이 나왔어요.
그래서 다음 분기 관전 포인트는 이렇게 정리됩니다. EU 전체의 FSD 승인 타임라인, 무감독 FSD의 4분기 고객 차량 출시 여부, Cybercab·Optimus의 첫 생산 수치, 일회성을 걷어낸 뒤의 마진 정상화 수준, 그리고 연 250억 달러 capex의 실제 집행 속도입니다. 좋아 보이는 숫자 뒤에서 회사가 미래로 방향을 튼 분기였던 만큼, 그 베팅의 진척을 분기마다 확인하는 게 핵심이 되겠죠.


